절망의 나락에서 본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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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부활하신 날, 빈 무덤을 다녀온 여인들이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지만, 그 말을 믿지 못하고 슬픔에 젖어 엠마오로 내려가는 두 제자가 있었습니다. 누가복음 24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 두 제자와 함께 길을 가는 나그네를 향해 “우리는 그 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구원할 것이라는 소망을 걸고 있었습니다.”라고 한 말에서 그들의 절망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그들과 함께 길을 걷던 바로 그 나그네가 그들이 그렇게도 기대했던 구세주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누가는 예루살렘에서 엠마오까지 그 거리가 25리 약 10km이라고 기록합니다. 슬픔에 젖어 내려갔던 이 길은 아마 두 시간 가까이 걸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쁨에 넘쳐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가던 그 길은 어쩌면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예수께서 우리 죄를 위한 희생제물로 십자가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무덤에 장사 지낸 바 되었다가 우리를 의롭다고 하시기 위해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 곧 기쁜 소식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 예수님의 빈 무덤을 다녀온 여인들이 제자들에 부활의 소식을 전했지만, 제자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날 엠마오로 내려가는 제자들을 생각할 때마다 최초의 여인 이브가 생각납니다.

하나님께서 창세기 3장 15절에서 “여자의 후손은 네(뱀)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창 3:15). 이 약속이 주어진 후 이브는 자기가 낳은 후손이 그를 구원할 자라고 간절히 바랐을 것입니다. 소망의 대상은 달랐지만, 이브의 마음도 먼 훗날 엠마오로 내려가는 제자들이 주님께 두었던 그것과 다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브는 인생에서 적어도 두 번의 큰 절망을 맛보았을 것입니다. 낙원에서 쫓겨날 때가 처음 겪은 절망이었다면 사랑하는 아들, 곧 여자의 후손인 그녀의 아들을 잃었을 때가 두 번째 절망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브는 한꺼번에 두 아들을 잃었습니다. 아벨은 죽임을 당하고 가인은 사람들을 떠나 방황하는 자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렇듯 한꺼번에 두 아들을 잃고 절망과 슬픔의 나락으로 떨어진 가엾은 여인,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의 옛 모습일 것입니다. 여자의 후손이 자기를 구원할 자라고 바랐지만,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졌던 먼 옛날 이브의 한숨처럼, 그리고 엠마오로 내려가는 제자들의 실망 어린 한숨처럼 역사 이래 인류는 구원자를 기다리면서도 때로는 절망 가운데 두 제자처럼 부르짖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를 구원할 자라고 바랐노라.”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죄를 지은 후 낙원을 잃었지만,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실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하루도 잊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여자의 후손이 언젠가 그들을 죄에서 구원할 구세주라고 믿었습니다. 여자의 후손은 언젠가 그들을 죄악의 속박으로부터 영원한 자유를 줄 메시아였습니다. 그러므로 그 여자의 후손은 그들의 궁극적인 소망이었습니다. 이처럼 이브는 절망의 나락에서도 소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언젠가 자신의 후손이 인류를 구원해 주리라는 소망이었습니다.

많은 세월이 지난 후 바빌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생각하며 울었던 포로들도 소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바빌론 이후에도 하나님의 백성은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의 지배를 받았지만, 언젠가 그들을 구원할 메시아가 오실 것이라는 소망의 끈은 놓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이르자 마침내 여자의 후손으로 오신 이가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4장 4절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아들을 보내셔서, 여자에게 나게 하시고, 또한 율법 아래에 놓이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속량하시고, 우리에게 자녀의 자격을 얻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죄를 지은 후 절망에 빠졌지만,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구원자를 기다렸습니다. 이브는 절망 가운데서도 소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여인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신 후 도마도 한때 절망에 빠졌습니다. 여인들이 전한 부활의 소식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을 자기 눈으로 직접 본 순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자의 후손,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하나님의 자리에서 자신을 비우고 사람으로 이 땅에 오셔서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십자가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무덤에 묻히셨지만, 우리를 의롭다고 하시기 위해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이고 기쁜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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